프랑스 알피니스트 뱅자맹 베드린은 2022년, 브로드피크를 7시간 28분 만에 무산소로 등정한 뒤 패러글라이더로 하강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불과 9일 뒤 도전한 K2에서는 8,400미터 지점에서 의식을 잃고 구조되었습니다. 그리고 2년의 준비 끝에, 그는 다시 그 거대한 산으로 돌아옵니다.
이 영화는 고산의 경이로운 풍광이 주는 압도적인 스펙터클과 주인공의 섬세한 내면 성찰이라는 두 축을 밀도 있게 전개합니다. 헬멧과 트레킹 폴에 장착되어 아래를 향하는 1인칭 고프로 시점은 K2의 수직성을 그 어떤 산악 영화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고, 정상에서 패러글라이더로 하강하는 시퀀스는 관객에게 안도감과 해방감을 동시에 안깁니다.
무엇보다 감독은 베드린이 카메라 앞에서 가감 없이 쏟아내는 날것 같은 감정들을 오롯이 포착해 냅니다. 극한의 도전을 향한 등반 서사와, 해소되지 않는 갈망 속에서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깨달음을 얻어가는 내면 서사의 엮임은, 관객을 온전히 몰입하게 만듭니다. '도전하는 인간'이라는 올해 UMFF의 지향을 가장 응축된 형태로 보여주는 이 작품을 개막작으로 소개합니다.
― 프로그래머 이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