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한국독립영화의 성취와 경향을 소개하는 코리안 웨이브 섹션은 올해 3편의 장편과 9편의 단편을 선보입니다. 가족, 노동, 청춘과 우정, 나이듦과 죽음,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다양한 소재를 각양각색의 색깔과 깊이, 유머와 개성으로 풀어낸 12편의 영화들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들여다보고, 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다큐멘터리가 강세를 보였던 지난 한 해 한국 독립영화의 경향을 반영해, 장편에는 2편의 다큐멘터리가 포함됩니다. 감독 자신의 내밀한 가족 이야기가 담긴 이 작품들을 통해 가족 구성원 사이에 끈끈하게 흐르는 애정과 책임은 물론 일과 노동, 서로에게 빚지고 있는 관계의 문제를 진솔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청소년, 청년, 노년 등 각 세대만이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아픔과 감수성을 예리하게 담아낸 단편영화들을 통해서는 세대와 성별, 지역을 뛰어넘어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세계를 구성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이, 그 내면에 각자의 온전한 세계를 품고 있듯이, 12편의 영화가 품고 있는 크고 작은, 여리고 단단한 세계들을 통해 ‘살아감’의 어려움과 즐거움, 비판적 시각과 가능성을 함께 모색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프로그래머 박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