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 섹션은 산을 비롯해 심연의 바다, 남극의 설원, 히말라야 고봉에서 하늘까지,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모든 극한의 장소에서 펼쳐지는 도전 이야기 모음입니다. 먼저 극한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남극 대륙 도보 단독 횡단에 성공하고도 “혼자였으나, 결국 혼자가 아니었다”고 말하는 김영미, 그리고 칸첸중가 정상을 눈앞에 두고 마지막 걸음을 멈춘 영국의 산악인들 — 이들의 도전은 각자가 진정으로 소중히 여긴 것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그중 가장 짜릿한 세 편은 심야의 별빛 아래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스키 슬로프에서 시속 120~150km의 엄청난 속도로 경주하는 알파인 스키어들의 〈눈 위의 질주〉, 미지의 절벽으로 로프를 내리는 〈협곡 탐험〉, 하늘을 놀이터 삼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스페이스 카우보이〉가 비박 상영 프로그램 '아드레날린 질주'로 상영되어, 침낭 속 관객들에게 밤새 익스트림 스포츠의 짜릿함과 아찔함을 전달할 것입니다. 산을 지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야쓰가다케의 산장지기들은 산을 찾는 이들을 맞이하고 배웅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히말라야의 기록적인 등반을 묵묵히 함께해 온 셰르파들이 그 곁에 섭니다. 영화 〈셰르파〉는 제니퍼 피돔 감독의 2026년 국제산악영화협회(IAMF) 대상 수상을 기념해, 2021년에 이어 UMFF에서 다시 소개됩니다. 〈한 걸음 더〉는 에베레스트에서 책임을 다하는 실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깊은 물속에서 높은 하늘까지 — 열한 편이 그리는 수직의 여정에 동행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래머 이정진